written by 바잇 카탄 in 성경과 작은 신학.
글을 쓰기에 앞서 필자는 대략 20년 이상 30년 가까이 대한예수교침례회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필자의 가족들 중 일부는 그곳에서 임원으로서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대한예수교침례회 신자들(이하 대침인들)은 글을 쓰는 필자가 대침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망상하지 않길 바란다.
거의 모두가 인정하듯이(심지어 대침인들도 때때로 인정하듯이), 대침에는 매우 많은 문제가 있다. 그 문제들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다음 기회에 차분하게 하도록 하자. 이번 글에서는 그 모든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침에서 자신들의 교단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흔히 대침의 잘못된 점들을 지적하면, 대침 측에서는 거의 언제나 자신들에게는 소위 ‘순수한 복음’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대답한다. 아마 인터넷에 대침을 검색해 보면,자신들은 순수하게 복음을 전하는 교회인데, 왜 핍박을 받는지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다. 특히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대침 측의 홍보성 글들이 그런 패턴들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대침에 출석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될까?
내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오’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대침은 사실 정상적인 교단들에는 복음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대침인이라면 이에 대해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대침 사람들의 전도 대상자는 무교인 사람뿐 아니라 기존에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기독교인들까지도 타깃으로 삼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이 둘 모두가 소위 ‘이방인’으로 같은 부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순수한 복음’이란 자신들이 가르치는 복음의 내용만이 순수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순수한 복음’은 매우 단순하다. 즉 예수께서 나의 죄를 대신해 죽으셨고, 이 사실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침은 이렇게 복음을 ‘순수하게’ 가르치는 집단은 거의 자신들 밖에 없으며, 타교단들은 이렇게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면에 정통교단의 입장에서 이 주장은 매우 허무맹랑하다. 왜냐하면 정통교단의 복음도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믿음으로 구원 얻을 것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정통교단에 출석하는 사람들 중 예수께서 자신의 죄를 대신해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이것이 구원의 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나는 여기서 복음의 세부적인 면 보다도 최대한 모두가 동의할 보편적인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따라서 굉장히 웃긴 상황이 벌어지는데, 대침이 자신들의 잘못들을 변호하기 위해서 꺼내든 카드인 ‘그래도 우리는 순수한 복음을 전한다’라는 주장은 사실 그들만의 메리트가 아닌 것이다. 이것 ‘때문에’ 대침에 출석해야 할 이유란 없다. 왜냐하면 그 장점은 다른 교단들도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대침에도 복음이 있고, 정통 교단에도 복음이 있다면, 굳이 이단이라 판정받았으며 갖가지 문제점들이 있는 대침에 다녀야 할 필요성은 없다.
대침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신도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기성 교단에는 복음이 거의 없거나 변질되어 있다고 가르친다. 특히 정통교단에 속해 있다가 대침으로 옮긴 자들에게 간증을 시킴으로써 사람들이 이를 믿게 만든다. 설교에서도 지속적으로 정통교단에는 복음이 없으며 그들은 행위구원, 즉 착한 일을 하거나 교회에 나와야 구원받는다고 가르친다며 비판한다. 이제 만약 당신이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세뇌가 완료되었다면, 당신은 이것과 반대되는 사실들을 외면하고 믿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대침인들은 내가 아무리 정통교단에도 복음이 존재한다고 말하더라도, 그럴 리가 없다며 부인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러한가 아닌가를 직접 찾아보지도 않는다. 그저 대침의 목사들이 가르친 그대로 수용할 뿐이다. 장로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지, 감리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직접 찾아보진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교회에서 장로교, 감리교에서 탈퇴한 자들이 간증을 했고, 그들이 섬기는 목사가 그렇게 설교했으며, 그들은 그것들 만을 믿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침 내에서는 만약 직접 찾아보는 자가 있다면 ‘위험한 것, 이상한 것’을 배우는 것으로 여긴다. 만약 누군가가 대침 내에서 장로교나 감리교의 교리를 배워서 그러한가 아닌가를 보겠다고 말한다면, 그 즉시 형제자매란 자들이 여럿 붙어서 그것은 위험한 행동이며 실족하기 딱 좋고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위협할 것이다.
자, 이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순수한 복음’이라는 말의 기저에 깔려 있는 진실이다. 이들은 이 같은 무기를 통해 교회를 비판하는 자들에 대항해 왔다. ‘그래도 우리 교회의 복음이 가장 순수하지 않느냐’ 혹은 ‘그래도 복음이 전파되는 교회는 우리뿐이지 않느냐’ 등의 말을 통해 말이다.
그런데 대침은 이런 가르침이 공식적인 수면 위로 드러나면, 갑자기 이 모든 것들을 부인하기 바빠진다. 그들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이단이 아니며, 그러므로 정통교단과 같은 제대로 된 복음을 가르치고 있으니 오해를 풀어달라고 말이다. 자신들을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말이다(자신들은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는데도).
그런데 대외적으로 이렇게 주장한다면, 더더욱 그들의 교회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명시적으로는 자신들이나 타 교단들이나 복음을 가르친다고 인정해 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차피 둘 모두 복음이 있다면, 굳이 대침에 다닐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이제 과연 대침의 복음은 정말 순수한 것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그들의 복음은 정말 그나마 순수한 복음인 것일까?
대침에는 이상한 이중성이 존재한다. 그들은 분명 복음을 믿으면 구원받은 것이며, 이것은 그 어떠한 죄를 짓는다고 해도 취소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타 교단들의 복음이 순수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자신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타 교단들은 교회 생활을 강조하고 그것과 구원을 연결 짓는다며 말이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대침이야말로 구원에서 교회 생활이 가장 중요한 집단이다.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다. 만약 어떤 사람이 대침에 와서 복음을 듣고 진심으로 믿었다고 해보자. 그리고 그 즉시 그 사람은 대침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정통교단의 교회에 출석한다. 이것에 대해 대침 측에서는 어떻게 설명할까? 그들은 이 사람은 구원 받은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대침 교회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번외 편 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필자가 다니던 대침 교회에서 복음을 믿고 거진 수십 년을 봉사하던 신도 분이 계셨다. 그분은 대침의 목사와 다투게 되었고, 결국 대침을 나가 다른 교회로 옮겨 갔다. 그러자 갑자기 주변에서 그분이 소위 ‘실족’했고 구원받은 것이 아니었다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즉 그분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것을 통해 그분이 복음을 믿은 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판정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면서 타 교단은 교회 생활을 강조하는 이상한 교회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니 얼마나 내로남불인가? 교회 생활과 행위를 가장 강조하는 곳은 사실 정통 교단이 아니라 그들인 것이다.
어차피 개개인의 구원 여부를 교회 출석 등의 교회 활동으로 갈음할 것이라면, ‘순수한 복음’ 운운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그들은 이런 게 정말 구원과 복음을 ‘순수하게 전파’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일까? 아, 혹 그들이 우리들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대침 교단에서 탈퇴한 자들을 구원받지 않은 것이라 말하는 모든 수군거리는 자들에 대해 그들은 마땅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혹 목사가 그런 발언을 한다면, 교회는 이런 목사에 대해 징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더더욱 대침에 출석할 이유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대침이 이렇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대침 말고 다른 교단으로 나가더라도 그들이 이에 대해 아무 문제 삼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필자가 생각하기에 교회를 옮길 자유는 매우 중요하다!).
이 외에도 대침인들은 자신들의 교회를 출석해야 할 이유 중 하나를 ‘우리 교회는 성경을 잘 가르친다’에 둔다. 사실 더 정확히는 ‘타 교단과 비교했을 때 성경을 많이 알고 정확히 가르친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성경을 잘 안다고 생각하며, 성경을 많이 읽고 있으며 성경 공부를 많이 해서 해박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목회자라면 이것이 더더욱 그럴 것이므로, 자신들의 교회는 정말 성경을 방대하고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심지어 어떤 대침 신도가 다른 교단 신도에게 ‘신천지 보다도 성경을 모른다’라고 비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성경을 많이 안다’ 혹은 ‘제대로 안다’라는 것은 그들 교회의 가르침을 많이 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들 교회의 가르침 밖으로 벗어나면, 그들은 성경에 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일례로 내가 만약 대침 사람과 어떤 성경 본문에 대해 논한다고 해보자. 대침 사람이라면 해당 본문의 대침식 설교와 가르침, 성경 권별 설교, 그리고 끽해야 종합주석류(호크마, 그랜드종합주석 등은 대침 내에서도 간간히 사용된다)와 인터넷에 검색한 정보 몇 가지를 들고 올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 사람은 내가 들고 온 원어 성경과 원문 주해 논문들, 전문 학자들의 방대한 주석들과 참고 문헌들을 보고 당황할 것이다.
나는 대침의 가르치는 자들이 성경을 원어로 독해할 능력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그들의 설교를 들을 때마다 그들이 성경 원전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는 것에 확신이 든다. 필자가 대침에 다닐 때에 지역 교회의 담임 목사들이 몇 번 바뀌었는데, 그 때마다 성경을 들고 가 이것저것 질문하곤 했다.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히브리어나 헬라어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혹 있어 봤자 그랜드종합주석이나 WBC에 잠깐 나오는 것 몇 가지를 주섬주섬 알고 있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학 동기 중 정통교단에 다니는 친구와 대화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나는 꽤 충격에 빠졌다. 왜냐하면 정통교단에서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신대원이라는 곳을 졸업해야 하는데, 거기서는 필수과목으로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배운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성경 원전은 정말 학자 같은 사람들의 전유물인 줄로만 알고 있었고, 그것을 한국교회 기성교단 목회자들이 배울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 뒤로 나는 성경 원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성경 원전을 독해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내가 대침에서 배워왔던 내용들은 정말 볼품없는 것이고 얕은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내가 성경 구절들을 암송하고 수련회에서 그것들을 달달 외우며 성경 권별 설교 내용들을 성경에 빼곡히 적고 전도집회 자료에 나온 정보들을 모두 암기하며 메르네프타하, 노아 방주 아라랏 산 등의 정보를 머리에 집어넣고 대침 유명 목회자들의 성경 강해 책들을 열심히 탐독했던 지난날이 모두 허망하게 느껴졌다.
성경 원문 몇 구절 만으로 대침이 성경강연회에서 인용하던 구절들의 근거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개역한글 번역이 꽤 오역이 있다는 것, 특히 시가 문학에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침이 성경을 제대로 잘 알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대침인들이 정통교단 신자들보다 성경을 잘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겪어봤기에 너무나 분명하다. 그리고 사실 대침 측에서는 자신의 신도들이 성경을 잘 알게 되는 것을 썩 달가워하진 않는다. ‘위험하다’는 이유 때문에 혹여나 신자들이 전문적인 책을 읽으려 하면 가로막는다.이상한 책 읽지 말라고 위협한다. 자신들이 정해 놓은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말이다.
자, 이제 이 글을 읽은 대침인, 혹은 대침인이 아닌 독자들은 내가 왜 굳이 대침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대침이 자신들만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순수함’은 사실 다른 교단들에도 있을 뿐 아니라 그다지 순수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성경을 많이 알고 제대로 가르친다는 것도 정통교단의 신대원생들 수준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대침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봉사를 하다가 서로 싸우며 교회에서 탈퇴하는 신도들이 늘고 있다. 대침은 모임도 많고 행사도 많으며 전도집회도 여러 번 하고 헌금 명목도 많고 건축헌금이라도 하는 날이면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정도이다. 당신이 대침에 들어가면 적응이 끝나는 즉시 봉사를 맡게 될 것이며 많은 임무가 주어지며 일상의 시간을 뺏기게 될 것이다. 학생이라면 공부할 시간을 빼고 교제에 참석해야 할 것이며, 청년이라면 취업보다는 교제 참석과 봉사가 우선시될 것이고, 연애는 금지당하며 결혼을 전제로만 제한적으로 만나야 하고 그마저도 목사에게 보고해야 하며, 당신이 직장을 옮기고 지역을 옮기려 할 때마다 사사건건 간섭이 들어올 것이다. 만약 당신이 여성이라면 대충 일찍 결혼해서 빠르게 아이를 갖고 전업주부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래야 교회에 시간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남성이라면 당신의 사회생활은 이제 없는 셈이다. 남는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를 위해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교단들에도 복음이 있으며, 다른 교단의 목회자들이 성경 원전을 전문적으로 배워 성경에 대해 더 해박하다면, 그리고 심지어 위에 열거한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없다면, 왜 굳이 대침을 다녀야만 하는가?
혹 당신은 대침을 다녀야만 구원을 얻는다고 믿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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