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38장을 "러시아"와 연관 짓는 극단적 해석에 대하여: 곡과 마곡, 로스, 메섹, 두발 (구원파, 대한예수교침례회, 생명의말씀선교회)

대한예수교침례회에 대하여

에스겔 38장을 "러시아"와 연관 짓는 극단적 해석에 대하여: 곡과 마곡, 로스, 메섹, 두발 (구원파, 대한예수교침례회, 생명의말씀선교회)

바잇 카탄 2023. 11. 13. 01:06

written by 바잇 카탄 in 성경과 작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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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국제정세가 심각하다. 이 때문에 대한예수교침례회(이하 대침)의 23년 10월 15일 자의 설교에서는 이에 대해서 다룬다. 곧 에스겔 38장의 이스라엘과 전쟁하는 긴 민족들의 목록을 가지고 세계전쟁 즉 마지막 전쟁의 참전국들로 해석한다.


“인자야 너는 마곡 땅에 있는 곡 곧 로스와 메섹과 두발 왕에게로 얼굴을 향하고 그를 쳐서 예언하여

그들과 함께 한 바 방패와 투구를 갖춘 바사와 구스와 붓과
고멜과 그 모든 떼와 극한 북방의 도갈마 족속과 그 모든 떼 곧 많은 백성의 무리를 너와 함께 끌어내리라”
(겔 38:2, 5-6)


 대침의 오래된 해석은 다음과 같다: 곧 로스는 러시아를 뜻하며, 메섹은 모스크바를 뜻하고, 두발은 토볼스크를 뜻하므로(이는 목사마다 다름) 곡과 마곡은 러시아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 고멜은 벨라루스의 도시를 뜻하며 친러시아 국가이기 때문에 이 역시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최근 주장).
 
 아마 대침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지금 그곳에 있는 분들은, 이러한 해석을 특히 전도집회 중 마지막 때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래서 대침 출신들에게는 해당 구절을 러시아 및 그 밖의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일으키는 것으로 익숙하게 알려져 있다.


 이것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나는 도대체 이런 주장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정말 궁금했다. 나 역시 대침에 있을 때에 이런 해석을 들으면서, 그것에 대한 근거를 찾아보려고 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뚜렷한 문헌적 근거나 고고학적 증거는 전무했다. 단지 ‘로스’가 러시아와 비슷하게 들리고, ‘메섹’이 모스크바와 비슷하게 들리며, ‘두발’이 토볼스크와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 외에는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 이에 대해 다시 찾아보니,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창조과학회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대침과 비슷한 주장을 실은 글을 발견했으며(https://creation.kr/EvidenceofFlood/?idx=1288381&bmode=view) 이것은 미국 창조과학 사이트의 칼럼을 번역해 온 것이었다(https://creation.com/the-sixteen-grandsons-of-noah). 창조신학을 한다는 어떤 목사의 비슷한 주장을 실은 크리스천투데이의 기사도 찾을 수 있었다(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37596). 아마 전도집회 자료에 창조과학과 관련된 정보를 인용하길 좋아하는 대침의 특성상 이런 경로들을 통해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구원파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1960년대에서 1990년대에는 이런 잘못된 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퍼지더라도 그것을 비판적으로 점검해보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경우가 있었을 수 있다. 물론 대침뿐 아니라 현대의 기독교인들 중 근본주의자에 가까울 경우 이런 정보들을 인용하고 실제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지금도 존재한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정보들의 근거는 찾기가 어려웠다. 일부는 요세푸스의 부정확한 짧은 언급(스키티아인과 연관 짓는 것)에 근거하거나 혹은 빌 쿠퍼(Bill Cooper)라는 영국 창조과학운동 부회장이 쓴 “After the Flood(1995)”라는 책의 정보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로스’에 대한 해석은 히브리어에 대한 무지 혹은 착오로 인한 해프닝으로 보인다. 그 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aedia Britannica)의 정보를 요세푸스의 자의적 해석과 억지로 연결시키기도 하였다. 또 16세기 필립 멜란히톤이나 19세기 빌헬름 게제니우스와 연관성이 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메섹’을 모스크바의 옛 도시 이름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우습게도 ‘로스’가 러시아의 옛 이름이라는 주장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두발’이 토볼스크와 관련 있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러시아, 모스크바, 토볼스크의 어원연구(etymology)를 찾아보면, 성경에 등장하는 ‘로스’, ‘메섹’, ‘두발’과는 무관함을 쉽게 알 수 있다. 대개 이런 것들을 지적하더라도, 창조과학의 해석이 머리에 박혀 있는 경우에는 씨알도 안 먹히지만 말이다. 재밌는 건 대침의 목사가 언급한 ‘고멜’을 벨라루스의 도시 ‘호멜(러시아 발음으로 고멜)’과 연관 짓는 정보는 창조과학자들의 주장 속에서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어떤 명확한 증거에 기반한 것들이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창조과학운동과 연관된 편향적이면서 학문적 근거가 낮은 주장들과 관련되어 있다. 아마 이런 주장들에 대해 구약학자들이 알게 된다면 정말 뒷 목 잡고 쓰러질지도 모른다.

 

이슈타르 성문. 에스겔이 포로로 잡혀갈 때 이 성문을 봤을 것이다. ANET-K 사진.
이슈타르 성문. 에스겔이 포로로 잡혀갈 때 이 성문을 봤을 것이다. ANET-K 사진.

 

 

 


 

 


 
‘곡과 마곡’에 대하여



 구약학에서는 ‘곡(גּוֹג֙)’은 어떤 한 개인의 이름이며, ‘마곡(הַמָּג֔וֹג)’은 그가 다스리던 땅의 지명이라 보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사실 마곡, 고멜, 두발, 메섹 등은 창세기 10장의 야베스의 가계도에서 가장 처음 언급된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점은 ‘마곡’은 성경 외의 어떤 설형문자 문헌들에서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우리는 단지 추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

 

 『Dictionary of Deities and Demons in the Bible』에서는 ‘곡’이 앗시리아 문헌들에서 구구(Gugu)라고 불리는 bc 7세기 경의 리디아 왕 기게스(Gyges)일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왕은 bc 7세기 상반기에 소아시아 서방에 있던 리디아의 강력한 왕이었다고 한다. 즉 ‘마곡’은 이 왕이 다스리던 지역의 지역명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요세푸스는 그리스 사람들이 스키타이인이라 부른 족속을 ‘마곡’이라고 지칭하는데, 뚜렷한 증거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탈굼 네오피티(Targum Neofiti)는 아나톨리아 지역과 ‘마곡’을 연관 지으며, 마곡을 설명하는 ‘메섹’과 ‘두발’이 아나톨리아 영토와 관련이 있는 것을 볼 때 ‘마곡’이 아나톨리아의 어느 지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즉 리디아, 아나톨리아 지역은 지금의 튀르키예 지역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것은 이스라엘의 북쪽에 위치해 있고(15절) 이스라엘의 주변국인 동시에 바벨론 포로 시기와도 부합하는 만큼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로스’가 러시아인가에 대하여


 이 부분은 구약성경의 히브리어의 착오로 인해 생겨난 일종의 해프닝이다. 왜냐하면 ‘로스’를 ‘로스’로 해석하는 것은 일부 영어 성경(NEB, ASV)과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LXX), Theodotion(Θ), 심마쿠스역(Σ)에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맛소라 사본(히브리어)과 아퀼라역, 시리아 사본, 탈굼역, 불가타역 및 KJV와 RSV, 그리고 유대인들이 히브리 성경을 영역한 타낙흐(Tanakh)에서는 이것을 ‘로스’로 번역하지 않고 ‘chief’라는 뜻을 가진 것으로 제대로 번역한다. 물론 대침에서 좋아하는 세대주의를 만든 존 넬슨 다비(John Nelson Darby)의 1890년 판인 『1890 Darby Bible』에서는 ‘the prince of Rosh’라 하여 대침과 같은 독법으로 읽는다.


 그런데 원어를 보면 왜 이것을 ‘로스’라고 읽지 않고 ‘head’ 혹은 ‘chief’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읽어야 하는지 명백해진다. 에스겔 38장 2절의 해당 본문은 다음과 같다:

 

에스겔 38:2 히브리어 원문


 ‘로스’라고 번역된 단어 “로쉬(רֹאשׁ)”는 아주 유명한 히브리어 단어로, “머리” 혹은 “처음”이라는 뜻이다. 창세기 첫 단어에 사용된 “베레쉬트(בְּרֵאשִׁ֖ית)”의 “레쉬트(רֵאשִׁ֖ית)”는 이 “로쉬(רֹאשׁ)”의 여성 단수 절대형이다. 또 위의 구절에서 “로쉬(רֹאשׁ)”의 앞에는 “네시(נְשִׂ֕יא)”가 위치해 있는데, 이는 “나시(נָשִׂיא)”의 연계형으로서 “우두머리”, 곧 “leader”를 의미한다. 이 “네시 로쉬(נְשִׂ֕יא רֹ֖אשׁ)”는 뒤의 “메섹 베투발(מֶ֣שֶׁךְ וְתֻבָ֑ל)”이 뒤따르고 있는데, 따라서 “메섹과 투발의 최고 사령관인 마곡 땅의 곡”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아스투어(M. C. Astour)는 『JBL 95』(1976)에서 로쉬와 유사한 고대 지명으로 알려진 유일한 장소는 신 앗시리아 기록 가운데 나오는 라시((Rã si)인데, 바벨론과 엘람의 변경에 있는 곳이기 때문에 메섹 및 두발과 아무런 공통점이 없으며 따라서 히브리어 원어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한다. 『HALOT』에서도 이것을 “grand prince”로 번역할 것을 제안한다.

 

 즉 “로쉬(רֹאשׁ)”는 “마곡 땅의 곡”이 “메섹과 두발”의 최고(רֹאשׁ) 사령관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단어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아마 LXX 사본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일부 번역본들이 그대로 ‘로스’라고 옮기고, 그것을 토대로 러시아의 ‘Russ’와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이것은 러시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웃긴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놀랍게도 이것은 저명한 히브리어 학자인 빌헬름 게제니우스(Wilhelm Gesenius)가 처음으로 주장했다고 한다. 그의 1846년 히브리어 사전에서는 “로쉬(רֹאשׁ)”를 ‘의심의 여지없이 러시아’를 뜻한다고 추정한다. 이를 따라 19세기말 칼 케일(Karl Keil) 역시 게제니우스를 따라 “로쉬(רֹאשׁ)”를 고유명사로 취급한다. 그러나 현대 학자들은 이 모든 것이 부적절하며, “chief, head, grand”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한다.

 


 
‘메섹과 두발’이 각각 ‘모스크바’와 ‘토볼스크’를 지칭하는가에 대하여


 레슬리 C. 알렌(Leslie C. Allen)은 메섹과 두발이 소아시아 북서쪽 지역의 갑바도기아에 있는 두 나라라고 말한다(WBC). 또 이들이 겔 32:26 및 27:13에서 앗수르 및 엘람과 함께 금속 무역에 종사하는 과거의 세력으로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고든 웬함(Gordon Wenham)은 설형문자 문헌들에서 무쉬키(Muski)와 타발(Tabal)로 언급되는 이 지역들이 아나톨리아 중부와 동부에 있다고 말한다. Bc 1100년경 디글랏 빌레셋 1세가 티그리스 강 상류에서 무쉬키와 싸웠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타발은 길리기아 북쪽의 지역이다. bc 8세기에는 무키쉬와 타발족들이 연합하여 앗시리아와 싸우기도 했으며, 반대로 bc 709년에는 미다스 왕(앗시리아 인들은 mita라 부름)이 앗시리아와 동맹을 맺기도 하였다. 이들은 그리스인들, 앗시리아인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19세기 페르시아 제국에 의해 아나톨리아 구역에 편입되었으며, 그리스의 자료들에서는 ‘모스코이(Moschoi)’와 ‘티바레노이(Tibarenoi)’로 불렸다고 한다. bc 8세기말까지 앗시리아에게 위협적인 존재들이었으나, 키메리오스인(킴메르족)들에게 멸망당하고 난 뒤에는 그 세력이 크게 줄었다.


 ‘메섹’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해석사가 존재하는데, 16세기 초엽에 몇몇 유럽 신학자들에 의해 모스크바인들이 ‘메섹’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이 시작되었다. 필립 멜란흐톤(Philipp Melanchthon), 그리고 심지어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와 같은 굵직한 신학자들 역시 이것을 따르기도 했다. 이것은 더 발전되어 심지어 『키예프 시놉시스(Kievan Synopsis)』라는 1674년의 작가가 명확하지 않은(이노센트라고도 말하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음) 기독교 시각의 역사서에서 ‘모스크바는 야베스의 아들 메섹 왕에 의해 세워진 도시’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에 대한 근거는 없다.


  ‘두발’에 대하여는 영국의 창조과학운동가 빌 쿠퍼(Bill Cooper)의 『After the Flood』(1995)에서 요세푸스가 당시의 이베리아인들을 ‘두발인’이라고 부른 것에 착안하여, 이들을 이베리아인들로 보고 ‘로만 이베리아’ 영토, 곧 러시아 영토인 그루지아(Georgia) 지방에 거주하던 민족들로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요세푸스의 기록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으로, 요세푸스가 마곡을 스키티아인의 영토로 본 것과 마찬가지로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약 우리가 요세푸스의 기록을 철저하게 따라야 한다면, 창조과학 측에서 ‘메섹’을 ‘모스크바’로 해석하는 것은 이상하다. 왜냐하면 요세푸스는 분명하게 ‘메섹’을 갑바도기아, 즉 튀르키예 지역과 연관 짓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시한 채, ‘마곡’과 ‘두발’에 대한 요세푸스의 기록만을 받아들이는 것은 일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다른 구약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요세푸스의 기록을 다른 고대 문헌들과 비교하여 교차검증 해야 옳다. 또 바벨론 포로기와 관련된 에스겔을 한참 후대 저술가인 요세푸스의 기록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해석하는 것은 신중함을 요한다.


 그 외 위에서 언급했던 19세기 히브리어 학자 빌헬름 게제니우스(Wilhelm Gesenius)도 메섹과 두발을 러시아 지역 및 그 민족과 연관을 짓는다(1872). 그러나 이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다.


 


‘고멜’이 벨라루스의 ‘고멜’이란 도시인가에 대하여(혹은 동유럽? 혹은 게르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침이 주장하는 벨라루스의 도시 ‘고멜’은 러시아 발음이며, 벨라루스어로는 ‘호멜’로 발음해야 옳다.

 ‘고멜’은 학자들에 의해 앗시리아 자료의 기미라이(Gimirray)나 그리스 자료의 킴메리오이(Κιμμεριοι)와 동일시된다. 이것은 킴메르족(Cimmirians)으로서, bc 8세기와 7세기 앗시리아에 강력하게 대항했던 인도-유럽계의 유목민족이다. 이들은 후에 갑바도기아에 정착했다고 한다. 요세푸스는 이들을 갈라디아인들이라 부르며, 터키 지역에 있던 사람들로 묘사한다. 본래 이들은 러시아 남부 지역,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흑해 연안의 캅카스 북쪽에 살던 이들이었으나 스키타이인들이 남하하자 아나톨리아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bc 7-6세기). 후에 앗시리아는 스키타이인들과 연합하여 이들을 몰아냈다고 한다.


 창조과학회에서는 이들이 후에 프랑스와 스페인의 서쪽 지방으로 이주하였고 현재의 웨일스 지역으로 이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웨일즈 사람들이 스스로가 대홍수 300년 이후 고멜의 자손들로부터 온 것이라 믿는 것에 의존하고 있는 부정확한 정보이다(1976).

 또한 창조과학회는 고멜의 자손 중 ‘아스그나스’가 ‘독일(Germany)’의 히브리어 명칭이며 따라서 그들 중 일부가 독일로 이주했다고 여기는데 이는 오류이다. 유대인들은 ‘독일’을 ‘게르마니야(גֶרמָנִיָה)’라고 부르며, ‘아슈카나즈(אַשְׁכֲּנַ֥ז)’는 11세기에 독일 근방의 지역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이 스스로를 창세기 10장 3절의 명칭으로 부르면서 굳어진 이름이었다. 따라서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 전역의 유대인들을 ‘아슈케나짐’이란 명칭으로 부르게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그러하다. 이것을 가지고 고멜의 자손들이 독일로 이주했다고 추론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이다.

 참고로 ‘아스그나스’는 요세푸스가 마곡이라고 추측했던 스키타이인을 가리킨다는데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 앗시리아 문헌에서 그것은 ‘아스쿠자(Askuza)’로 등장한다.


 그런데 ‘고멜’이 벨라루스의 도시를 가리킨다는 것은 대침 밖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대침의 2012년 5월 27일 주일 설교에서는 고멜을 게르만 및 동유럽과 연관 짓기도 하였는데, 아마 고멜이 동유럽 및 독일과 관련된다는 창조과학회의 잘못된 정보와 관련이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대충 동유럽의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의 도시 중 ‘고멜’이(심지어 벨라루스어 발음은 호멜이다) 있으니 이것이 성경에 나오는 ‘고멜(גֹּ֚מֶר)’과 동일하거나 연관되어 있다고 상상한 듯하다.

 

 

 


 

 

 

결론


 에스겔 38장을 러시아와 연관 짓는 이런 관습적인 잘못된 해석은 대침뿐 아니라 한국 기독교에도 널리 퍼져 있으며, 심지어 미국에도 그런 것 같다. 특히 창조과학과 관련된 단체가 칼럼, 기사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신자들 사이에서 이런 것들을 확산시켰다. 그리고 이 근거 없는 해석을 몇몇 과거의 학자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단순하게 지지함으로써 오류의 보편화를 부채질했다. 심지어 미국의 창조과학회에서 만든 “creationwiki”는 잘못된 정보들과 근거 없는 사실들로 점철되어 있으며, 자신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들은 거의 모두를 “mistake”로 지칭하며 배척한다. 그중에는 저명한 구약학자들이나 고고학자들의 연구와 발견 역시 포함될 정도로 배타적이다. 그리고 그들이 인용하는 참고문헌들은 빈약한 것들이거나, 증거 수준이 낮고, 오래전에 반박당한 이론이거나, 같은 창조과학운동가의 것들이 대부분이다(그런데 정말 그럴듯하게 써 놨다!).


 대침은 아마 이런 정보들을 자신들의 종말론에 맞게 수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이것들이 잘못된 것들인지 잘 모르고 무비판적으로 전도집회 자료나 설교에 가지고 왔을 것이다. 그러나 에스겔 38장이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은 해석이며, 근거가 부족하고 부적절한 추측이다. 에스겔 38장에 대한 잘못된 해석 때문에 세계전쟁이 러시아를 통해 온다거나 하는 등의 음모론으로 불필요한 망상에 빠지는 사람들이 더 생겨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대한예수교침례회의 신도들 중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오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단 생활!>

 

이단 생활! -프롤로그- (기독교 이단 웹툰)

기독교 이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일상(?) 웹툰입니다. 이단 생활! -1화- (기독교 이단 웹툰) littlebiblicaltheolog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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