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바잇 카탄 in 성경과 작은 신학.
가끔 다른 기독교 관련 블로그들을 구경하는 일이 있다. 그분들은 하루에도 정말 많은 글들을 쏟아내는 것 같다. 그 점이 부럽다.
글을 쓰려고 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내가 이 글을 어떤 퀄리티 이상으로 만들 수 있느냐 이다. 그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쓰는 글이 진리의 요소를 담고 있으며 틀린 내용이 없느냐 이다. 한 번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글을 도저히 쓰기가 어려워진다.
완벽주의라면 완벽주의일 것이고, 아니라면 아닐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방대한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혹 지금 내가 글을 쓰지 못하고 성경이나 신학에 대하여 연구만 지속하는 것은 어쩌면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함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든다.
한 가지 사소해 보이는 주제에 대하여도 학자들은 이를 악물고 연구하며 논쟁하여 사상을 발전시킨다. 성경에 대한 해석은 결국에 사상체계이며 교리 역시 하나의 사상체계이다. 그러므로 학자들의 이 같은 논의들은 불가분 성경의 해석과 결부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들을 무시한 채 내 멋대로 글을 쓰는 것이 과연 기독교인으로서 옳은 일인가? 결국에, 내가 추구해야 할 '옳음'의 방향이란 그것인가?
매일 잠정적으로 나는 아직 글을 쓸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성찰이란 너무나 방대하고 무한하기 때문에 만약 이것들을 전부 연구하고서 글을 쓰고자 한다면 나는 앞으로 죽음을 보기까지 단 한 편의 글도 쓰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것과 저것 사이에 긴장이 존재한다. 하나님은 너무나 무한하신데 반해 나의 머리는 작고 그릇은 보잘 것 없으며 내 손은 더럽고 거칠다. 하나님을 향해 걸어 들어갈수록 그런 감각은 더더욱 강해져서 어둠 가운데 빛이 비취면 더러운 것들이 드러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도 내 입과 내 손을 금하여 침묵하도록 하는 것을 나 자신이 버틸 수 있으며 또 옳은 일 인가 하면은 그것은 또 아니다.
불완전한 나의 생각이라도 하나님의 은혜는 포용하시는도다. 그분은 높은 곳에서 빛나며 나는 낮은 곳에서 희미해져 가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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