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바잇 카탄 in 성경과 작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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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A이단에서 나가고 난 뒤, 잠시 부모님을 따라 A이단에 다시 출석하던 시기가 있었다. 오래간만에 그곳에 갔을 때 필자는 정말 흥미로운 경험을 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A이단의 신도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필자에 대해 정말 무성한 많은 소문들과 추측들을 양산해내고, 그것들을 사실인냥 믿고 있던 것이었다. 그 많은 소문과 무성한 추측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필자가 백수라거나, 혹은 망했다거나, 혹은 매우 힘들게 좋지 않은 직업을 가진채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단은 교회에 다니던 두번째 주일에 어떤 형제가 필자에게 다가와 "요새 공장에서 일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라고 싱글벙글 안부를 묻는 것과 함께 시작했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아닙니다. 어디서 그런 말을 들으셨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리고는 필자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런데 필자의 말을 듣던 그 형제는 표정이 점점 굳더니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은채 쌩 하고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필자에게 매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필자 뿐만 아니라 누구든 이런 경험을 한다면 정말 묘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적잖은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따라서 그 일이 있은 뒤 교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교회 내에 퍼져있는 내가 모르는(?) 나의 근황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필자가 발견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먼저 A이단의 신도들은 겉으로는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모두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좋은 직업과 좋지 않은 직업을 구분하고 사회의 계층을 차등적으로 생각하며 이것을 교회 내의 구성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필자에게 근황을 알려주는 모든 형제, 자매들은 필자가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위치에 있다는 그들의 루머를 통해 필자가 매우 딱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그러므로 필자를 은근히 무시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했다. (과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인가?)
동시에 필자의 이러한 추측된 비극(?)은 그들에게 필자가 신앙생활을 잘 하지 않는다는 사실, 곧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과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A이단 내의 필자의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필자가 교회에 없을 동안 A이단의 신도들은 필자의 근황에 대해 지인들을 통해 알아내려고 무단 애를 썼고, 그것이 별 도움이 안 되자 필자가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소문을 퍼트리며 이것은 필자가 교회에 잘 나오지 않아 징계를 받은 것이라는 뉘앙스로 서로 은연 중에 수군거렸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가 정상적으로 (혹은 더 낫게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에게 축하해줘야 할 일이라기 보다는 상당히 불쾌한 사실이었던 것 같다. 필자의 근황의 자극적인 소문을 들고오는 분들은 하나같이 처음에는 싱글벙글 하다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제대로 대화를 끝맺지 못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그 뒤에 필자의 근황에 대해서 갑자기 아무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아무도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필자 역시도 그곳에 소속되어 있을 때에 이와 같은 소문들이 떠돌고 사람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며 좋은 가쉽거리가 되는 것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A이단은 구원 받은 사람이 신앙생활을 잘 하지 않으면 징계, 곧 어떤 안 좋은 일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구원은 받았으나 교제에 잘 나오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고 여긴다.
반면에 자신들의 기준에서 벗어난 자들, 교회에 열심히 하지 않는데도 나름 잘 사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들의 사례들을 애서 무시하거나, 아니면 이렇게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거나, 아니면 교회에서 아예 나갔을 경우 애초에 구원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참 편리한 정신승리다.
그리고 혹여나 정말로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안 좋은 일을 당하기라도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수군거리는 말들이 정말 엄청난 속도로 번진다. 무슨 죄를 지어서 징계를 받았다, 그 형제 목회자 말도 잘 안 듣더라, 하나님께서 그런 형제는 가만 안 두신다, 저것 봐라 신앙생활 잘 안 하더니 저렇게 됬다 등등. 그리고 간혹 목회자들이 이런 사례들은 자신들의 설교에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잘 안 하다가 안 좋은 일을 당하면, 그 사람은 "정말 하나님께서 나한테 징계를 내리시는 것인가?"하고 생각하게 되어 다시 A이단의 교회로 돌아오게 된다. 또는 A이단에서 탈출한 사람의 경우에도 "하나님께서 징계를 내리시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A이단 신도들의 이와 같은 요소는 성경이 묘사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과는 이들이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제자라면 타인이 당하는 불행을 보았을 때 그것을 이용하고 즐거워하고 고소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며 도와주어야 한다. 반면에 이들은 어떤 사람이 당한 악한 일들을 통해 그 사람의 단점과 죄를 알아내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자기들끼리 "교제"라는 명목으로 이런 가쉽거리들을 나누며 즐긴다. 소위 "뒷담화"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악한 행동들을 목회자들이 교정해주어야 하는데도, 목회자들은 오히려 이런 뒷담화를 부추기고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들은 자기들 집단에 열성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그들의 설교에 이야기 거리로 사용하는 것으로 마치 사람들에게 이런 대상에게는 돌을 던져도 된다고 허용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런 점에서 A이단의 신도들은 목회자들의 신앙을 정말 잘 배우고 학습한 것 같다.
교회에서 나가고 나서 잘 되는 사례들의 경우에도 A이단의 목회자들은 설교에서 지속적으로 "세상에서 잘 살면 뭐하냐, 구원이 없다."는 식으로 이런 사람들을 은연 중 비판한다. 결국에 이들에 따르면 교회에서 나가든, 나가지 않든, 잘 살든, 못 살든 사실상 모든 것들이 다 설명 가능한 셈이다. 교회 밖에서 잘 살면 이런 사람은 징계가 없는 것이기에 구원이 애초에 아닌 것으로 둔갑한다. 반면에 못 살면 하나님께 대적해서 벌을 받은 불신자이거나, 아니면 징계를 받는 신앙이 미진한 사람이 된다. 즉, 이 모든 것들은 무적의 논리이며, 따라서 일종의 정신승리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들의 믿음의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악의적인 소문을 양산하고 퍼트리는 자들도 존재한다. 버젓이 잘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자기들의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갑자기 그 사람이 잘 못 살고 있으며 정말 힘들어 한다고 소문이 퍼진다. 이런 소문들은 신도들이 A이단에 충성하도록 만드려는 목적에서 종종 선전/홍보되기 마련이다. 더욱 재밌는 것은 이런 소문을 실어 날으는 사람들도 자기들의 행동이 선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희미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이런 소문들의 첫 머리에는 "판단하면 안 되지만~" 혹은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등의 겉치레와 같은 말들이 붙는다.
동희 작가가 웹툰에 쓴 다음과 같은 문장은 A이단의 기묘한 분위기를 잘 요약해서 보여준다:
"교회 안 나오더니 의대 간 그 놈...! 구원 안 받은 거야. 교회도 안 다니면서 사업 성공한 그 놈도...! 구원 안 받은 거야. 아무 소식이 없어도! 나쁜 소식 안 들리면 구원 못 받은 거야...!!"
그러나 우리 하나님께서는 어떤 개인이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느냐, 잘 되느냐 못 되느냐와 무관하게 구원 하시는 분이다. 구원은 하나님의 소관이며, 우리가 외부적인 어떤 요소들을 통해 함부로 판단하거나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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