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왕 예수께서는 화려한 전차가 아니라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 이 사건은 그 중요성 때문에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서를 포함한 4복음서 모두에서 등장한다. 예수님의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을 향해 들어가는 이 사건만큼 이전의 유대교가 갖고 있던 메시아관, 그리고 이후의 기독교의 메시아관에 대한 사상의 연결점과 변곡점이 되는 것은 없다. 특히 로마 제국 통치하의 황제의 신격화와 그 승리에 대한 사상 속에서 예수님의 이 같은 행보는 정치적으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종교적으로는 세계를 움직이는 질서와 법칙의 체계 변화와 새로운 언약의 도래, 그리고 신적인 왕국의 시대를 여는 종말의 진정한 시작으로 간주될 수 있다. 폭력과 억압과 사상의 강요와 피로 얼룩진 정치적 격동 속에서 태어난 예수의 나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