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생활! -72화- 흠을 보고 싶은 거야 (기독교 이단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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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생활! -71화- 목사님 오셨다 (기독교 이단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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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생활! -73화- 목사님이 오는 이유 (기독교 이단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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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알기로 현재는 A이단 소속 교회들 중에 신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구역 모임 음식을 간소화 하도록 정한 곳도 있다. 그래서 과거에 A이단이 어땠는가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 이를테면 비교적 최근에 A이단에 들어온 분들의 경우에는 동희 작가가 묘사하는 좋은 음식을 마련해야 하는 사례들에 대하여 '그런 것은 없다'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위에 소개된 음식들은 실제로 동희 작가가 A이단의 구역 모임에서 경험한 음식들이다. (즉, 과거에는 저렇게 좋은 음식을 차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고대 사회의 일반적이었던 환대 문화와 관련하여, 개인 가정 집을 교회를 위해 개방하고 사람들을 대접했던 풍습은 분명히 당시의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에 적절한 것이었다. 특히 초기 1-2세기의 교회는 따로 교회당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유한 신자들이 자신들의 집을 개방하여 각 거점마다 소규모로 매 주일에 모이곤 했다. AD 41년 등에 기독교와 관련하여 소란이 생기자 로마가 유대인들을 로마시에서 추방했던 사건 이후로 가정에서 사람들을 접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 했을 것이다. 또한 로마 당국이 본격적으로 기독교를 탄압하기 시작했을 때에 기독교인들은 비밀리에 활동하여야 했고 따라서 각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교회가 건물을 소유하게 된 뒤에도 각 신자의 가정에서 사람들을 환대하는 역할이 완전 쓸모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물론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점점 사라졌지만 말이다. 보다 개교회 중심적이거나 기존의 교단과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새로운 종파의 경우에 각 지역 별로 모이는 교제를 추구하는 경향이 짖다. 그러나 현대에는 대부분의 기독교 국가에서 가정 보다는 교회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모임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1970년대를 기점으로 구역모임이라는 것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시기에 구역모임은 한국 교회 부흥의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다. 농경사회의 배경이 있었던 한국 사회의 문화적 환경에서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모임을 하는 구역모임은 분명 긍정적인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긍정적인 면들을 강조하는 것이 점점 도를 넘게 변한 것 같다. 교회를 이끄는 열심이 있는 사람들은 (목회자를 포함하여) 점차 성경에서 구역모임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본문들을 추출해내기 시작했고 마치 구역모임이 신앙생활에서 매우 필수적인 무언가인양 설명하기 시작했다. 혹은 성경 외적으로 감리교의 "속회" 관습에 호소하기도 했다. 구역모임에 참석하기 힘들다거나 구역모임에 집을 개방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신앙에 열심이 없는 자들, 변명하는 자들, 하나님께 시간이나 물질을 내어드리지 않는 자들, 죄를 짓는 자들 처럼 여겨졌다.

 

여러가지 폐단들이 생겨나자 한국 교회는 전반적으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 것 같다. 한국 교회는 소모임 그룹들을 아직도 여럿 가지고 있지만 반드시 구역모임의 형태, 곧 가정을 개방하여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셀 모임, 목장 시스템 등등 그것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소모임 교제의 목적과 방향도 좀 더 구체적으로 설정된다. 대부분의 소모임들은 성도간 교제 뿐만 아니라 제자훈련을 통한 교육의 목적 역시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구역모임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교회들도 많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아직도 옛 관습을 따르는 곳은 언제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구역모임들은 잡음이 들려오고 부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기 쉽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한국 사회는 1970년대 이후로 매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이런 낡은 방식을 성경이나 신앙에 호소하면서 붙잡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사라졌다. 교제나 예배나 교육이나 모임의 형태 및 방식 등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고 충분히 유동적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불쌍한 기독교인 주부들이 분위기나 체면 따위를 위해 집을 열심히 치우고 무리해서 바쁘게 음식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전적으로 각자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맡겨야 한다. 그것이 신앙의 수준을 판단하는 어떤 근거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고린도 교인들은 매 주일 있었던 식탁 교제에서 각자가 먹을 음식들을 가져와 함께 나누곤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는 경쟁적인 분위기로 인해 부유한 자들이 먼저 모여서 좋은 음식을 서로 대접하고 후에 가난한 자들에게 남은 음식을 제공하는 폐단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이 당시에 교회당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즉 이들이 이런 폐단을 자행했던 것은 모두 어느 한 가정집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가정에서 모여서 교제하는 형태 자체가 반드시 긍정적인 무언가를 산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충분히 부정적일 수 있으며,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때에는 그러한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2세기 무렵에는 결국 각 가정 집에 음식을 싸 들고가 교제하는 방식이 금지 되었다. 이런 가정에서의 환대가 (바울의 권면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교회가 각 가정에서 모이는 방식을 버리고 예배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은 이런 갖가지 폐단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오로지 온전한 예배가 하나님께 드려져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도 있다.

 

구역모임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정을 개방하고 식사를 대접하고 하는 옛 방식들은 어느 정도 성도에게 부담이 되는 요소이다. 그리고 교회는 이런 것들을 상당히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잘못을 향해 나아가는 교제 방식을 과감하게 바꾸거나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교회는 언제나 가정으로 구성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교회의 가장 작은 원소적 단위는 곧 가정인 것이다. 그런데 가정에서의 모임 때문에 가정 내에 불화가 생기고 가정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면, 가정 예배로 인해 가정이 깨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겨나는 셈이다. 그리고 필자는 A이단에서 생활하면서 이런 사례들을 정말 많이 목격하였다. 이것은 동희 작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각 가정의 신앙을 위하여, 그리고 그 가정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신앙을 위해서도, 가정을 개방하여 식사를 대접하는 형태의 구역모임이라는 모임이 언젠가 한국 교회에서 주류 문화가 아니게 되길 바라고 기다린다.